11일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10일(현지시각)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을 알렸습니다. 리먼브라더스 파산 이후 2번째로 큰 자금규모의 파산으로 알려졌는데요. 파산이유와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 쉽게 설명드려보겠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유는 직접적으로는 유동성 자금 미확보로 생기는 현금 미확보에 있으며, 간접적으로는 미연준의 금리인상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은행의 자금구조
은행은 고객으로부터 예금, 적금 수신자금을 받아서 대출를 하거나, 채권, 주식 등을 운용해서 발생하는 수익으로 마진을 확보하는 이익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객들에게 3% 이자를 주면서 예금을 받아서 5%로 대출을 해주거나 5% 채권에 투자를 예대마진(예금대출에 의해 발생하는 마진) 얻는 것이 기본적인 구조입니다.
<은행 자산/부채 구조>
금리상승이 불러온 영향
최근 미 연준이 물가상승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기준금리를 빠르게 큰 폭으로 올리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첫째, 대출이자 증가 - 소비심리하락 - 기업수익 감소 - 경기 침체 - 연체율 증가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는 대출이자가 크게 증가하여 소비를 줄일려고 하고, 기업은 소비자의 소비 하락으로 매출 수익이 감소하면서 실적부진을 겪게 됩니다. 아무래도 가계, 기업 모두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고 연체하거나 파산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둘째, 은행의 유동자금 확보 어려움
금리가 낮을 때는 돈을 빌리는 것이 쉬운 만큼 유동자금도 풍부하지만, 금리가 오르게 되면 유동자금의 확보가 어려워집니다. 기업들은 대부분 자금확보를 위해 회사채 시장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유동자금을 확보하는데, 금리의 상승은 그만큼 채권발행할 때 이자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작년 연말즈음 김진태 사건을 기억하시나요? 기업이 회사채 만기가 돌아와서 다시 채권을 재발행해서 상환금액을 멕궈야하는 상황에서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빌리려고 하는데, 지방채가 디폴트를 선언하면서 채권시장이 붕괴되듯 돈을 빌려줄 사람이 없어서 채권금리가 무섭게 올라갔던 사건이었죠.
이렇듯 금리가 올라가면 돈을 빌릴려는 사람에 비해 돈을 빌려줄 사람이 줄어들어 현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를 금융시장에 신용경색이 심화되었다고 표현합니다.
셋째, 은행 자산 채권가치 감소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알고 계실 겁니다. 은행들은 자산 중에 상당한 비중으로 채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아서 대출을 운용하고,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매입해서 즉,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에 돈을 빌려줘서 이자를 받는 방법으로 돈을 벌어왔었는데, 미연준 금리가 크게 인상되면서 은행들이 가지고 있던 채권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입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이 떨어지는 이유>
채권은 정해진 이율로 이자를 주고, 만기에 원금을 상환하는 구조입니다. 현재 3년 만기로 3% 채권을 100억에 산다(빌려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작년에 3% 짜리를 채권을 사서 가지고 있는데, 올해 갑자기 채권 시장의 금리가 상승해서 채권을 신규로 발행하는데 6%로 발행하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6%짜리 이자 따먹는 채권이 즐비한 겁니다.
그럼 3%짜리 채권은 어떻게 될까요? 돈이 필요해서 3% 짜리 채권 100억 짜리를 다른 사람한테 팔려고 하다면 사는 사람은 100억 원 제값을 치르려고 할까요? 시중에 6%짜리 채권들이 많으니깐 90억 같이 저렴하게 팔지 않으면 살려고 안 할 겁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의 금리상승에 취약한 구조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실리콘밸리 기업들로 부터 단기 예금을 받아서 장기 채권으로 운영해서 마진 수익을 거취하는 구조였다고 하는데요. 금리변동성 적고 저금리 기조하에서는 금리마진차(장기채가 아무래도 더 고금리)로 수익확보가 쉽지만, 금리상승에는 굉장히 취약한 구조입니다.
금리상승 시 단기예금 만기가 빨리 돌아오면서 유동자금 확보 압박에 취약하고, 또한 장기채 위주의 채권 자산은 단기채에 비해 금리상승으로 인한 채권가격이 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금리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금리상승 시 단기채보다 장기채 가격이 더 떨어지는 이유>
현가 개념을 아셔야 하는데요. 100원을 1년 동안 5%로 이자를 받을 때와 10년 동안 5% 이자를 받을 때를 가정하고, 금리가 6%로 바뀌면, 만기금액은 1년 만기에 비해 10년 만기가 더 크게 증가합니다. 이렇듯 장기채일수록 금액 변동성이 더 커지고, 거꾸로의 상황에서 채권가격 또한 더 크게 떨어집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자금확보 사활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예금주들에게 돌려줘야하는 자금이 계속 늘어나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금리상승 압박으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예금에 예치한 자금을 회수하려고 들었기 때문에 자금난에 따른 현금 압박이 굉장했을 겁니다. 이 때에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은 2가지인데, 하나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파는 것이고, 또 하나는 추가로 돈을 빌리는 겁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은 처음한 것이 가지고 있던 채권을 대량 매각을 했고요. 앞에서 얘기했듯이 금리상승으로 채권가격이 크게 하락한 상태에서 매각을 하게 되니, 천문학적인 매각손실을 보게 되었던 겁니다. 자금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요
그러면서 신주를 발행해서 추가 자금을 최대한 확보하려고 했었지만, 이 또한 빠져나가는 유동자금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 인해 은행의 부실우려가 커지면서 기존 예금자까지 인출을 하기 시작하면서 뱅크런으로 결국 파산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중요 시사점
미국의 경제체력 한계
미국이 22년 초부터 1년 동안 단기간에 올린 금리가 4.5% 입니다. 4.5%.... 이는 어마어마한 금리상승폭입니다. 물가를 잡기 위해 1년 만에 0~0.25%에서 지금 현재 4.5~4.75% 금리는 올렸습니다. 상승폭도 상승폭이지만, 더 우려되었던 것은 사실 상승속도였지요.
한은 총재도 최근 금리동결에서 우리나라 경제체력을 언급했었는데요. 미국의 20대 은행에 들어가는 SVB은행도 미국의 금리 인상에 자금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한 이 사건이 저는 미국의 경제체력을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요. 금리상승의 금융시장 방어력도 이제 한계치에 다다르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연쇄파산 여부와 미국 금융시장 불안
은행의 채권보유량을 감안할 때, 과연 SVB은행만의 문제일까요? 그래서 미국 정부도 연쇄 파산이 발생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한다고 하는데요.
사실 금융시장은 뱅크런과 같이 금융신뢰가 무너지면 금융시장 붕괴로 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처럼 금융시장 신뢰가 무너져서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미 재무부도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불이 번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금융시장 불안이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리상승 계속할 수 있을까?
최근 미연준이 실업률만 보고 3월 금리인상폭을 결정하겠다고 하는데, 과연 실업률만 보고 결정할 수 있을지 저는 의구심이 듭니다. 금리상승을 계속 이어가게 되었을 때, 터져나오는 금융시장 불안과 미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신을 계속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데요. 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안정을 두 개 다 바라보고 의사결정 하기는 정말 쉽지 않아 보이는데요. 3월 미연준의 스탠스가 중요해 보이는 이유입니다.
🔻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이유 🔻
안전자산 선호현상 크게 증가
금융시장의 불안은 투자수요의 감소를 불러오고, 이는 주식시장에서는 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식시장 하락이 클 것으로 보이고, 현금확보를 위한 달러수요 증가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인이 채권과 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영향
국내 은행의 영향
국내 은행들도 은행의 수익구조상 채권 보유량이 크고, 금리상승에 따른 자산 중 채권가격 하락폭이 큰 상황이나, 만기까지 끌고 갈 경우, 채권이자 확보는 가능하고, 금리상승에 따른 예대마진 상승폭도 큰 상황이기 때문에 수익구조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상대적으로 유동성자금의 확보 문제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없어 보이며, 국내 은행의 자산상황은 괜찮아 보입니다.
국내 주식시장과 환율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과 자금경색이 발생할 경우, 달러 수요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외국투자자의 본국 자금 회귀가 일어날 가능성 커보이고, 이는 국내투자규모의 축소를 의미하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 위축이 커질 가능성 커 보입니다.
또한, 환율의 경우, 현재 1300원 대에서 올라갈 여지가 커보이는 가운데, 한은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고려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우리나라는 외환에 의한 물가상승 압박과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외환 관리가 중요한데, 이 또한 향후 경제상황을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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