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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은행 재테크

금리의 파급력과 채권시장의 붕괴 시나리오

by B-fox 2022. 10. 15.

금리인상의 파급력

최근 미연준이 금리를 물가를 잡기 위해 단기간에 기준금리를 너무 빠른 속도로 계속 올리고 있다. 경기침체를 걱정하면서도 물가가 먼저라고 하며, 물가부터 잡고 경기는 다음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럼 금리를 올렸을 때, 어떤 파급력을 갖는지 한번 알아보자

 

 

금융위기의 범인은 금리

지금까지의 경제현상들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금융위기의 진정한 범인은 금리였다. 보통 사람들은 주가 하락에 불안해하고 위기가 얼마나 갈지 심각하게 고민한다. 하지만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금리변동에 따른 채권시장의 붕괴다. 그 이유는 진정한 위기의 발생은 주식시장이 아니라 채권시장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형 위기는 주식시장의 하락으로 시작하기 어렵고, 자연재해로도 어렵다. 대형 테러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진정한 위기는 어디부터 시작하는가? 바로 채권시장이다. 좀 더 설명하자면 진정한 위기는 신용경색, 자본시장의 축소, 디레버리지(부채 축소, deleveraging)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1차 피해

과거 IT버블 붕괴는 IT 관련 기업들의 줄도산을 발생시켰다. 관련된 인력들이 실업자가 되었고, 이는 경기침체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그게 다일뿐이었고 파급효과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2008년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은 갈수록 파급효과 커졌다는 특징이 있다.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할 경우 해당 금융기관이 빌린 돈의 대부분을 상환하지 못했을 것이다. 일단 여기서 경제에 1차적인 피해가 발생한다.

문제는 이후부터다 파산한 금융기관으로 인해 손해를 본 다른 금융기관들은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위험 자산에 투자를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한다. 빌려준 금액을 일부 회수하고 안전자산과 현금의 보유 비중을 높인다. 돈의 공급보다 수요가 커지고 돈을 빌리는 대가인 금리가 오른다. 안전자산인 국채 같은 상품들의 금리는 몰려드는 안전자산 수요로 인해 하락하게 된다

 

2차 피해

2차적인 피해는 금융기관이 기존에 빌려준 금액을 회수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일부 경제활동 참여자들이 필요한 자금을 강제 상환당하면서 어려움을 겪는다. 차입을 유지하고 있는 다른 경제활동 참여자들도 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자비용이 상승한다.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는 취약계층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위험을 느낀 금융기관들은 더욱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차입규모 축소가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3차 피해

3차적인 피해는 대여금액 축소가 불러오는 사회 전체의 유동성 축소다. 대여금액이 줄어든다는 것은 신용창조 과정의 축소, 즉 돈이 감소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 내에 존재하는 상품의 총량은 여전히 변한 것이 없는데 전체 유동성이 축소되면, 이는 상품 가격의 하락으로 나타난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물건 가격이 떨어지게 된다. 예전에는 차입을 받아서라도 물건을 사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지게 된 덕분이다.

 

4차 피해

4차적인 피해는 자산 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소비심리의 위축이다. 현재 살고 있는 집을 5억 원을 주고 산 사람이 있다고 하자.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집값이 3억 원으로 폭락했다. 이 사람은 과연 소비에 나설 수 있을까? 그러기는 힘들 것이다. 비록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집이지만, 무엇인가 큰 손해를 봤다는 느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람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쉽게 살아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소비를 줄이면 기업들은 만들고 있는 상품들이 잘 팔리지 않게 되고, 이익이 줄어들게 되면서 다시 직원들에게 임금을 많이 주지 못하게 된다.. 그럼 소득까지 줄어든 사람들은 더더욱 소비를 축소하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이 끊임없이 어어지게 된다.

그래서 국가는 금융위기 상황이 발생할 경우 경제활동 참여자들의 금리가 급등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춘다. 하지만 기준금리 0%라는 이론적인 하한선이 존재하고 취약계층의 차입금리는 신용위험으로 인해 무한정 올라갈 수 있으므로 분명 정책적인 대응은 한계가 있다. 금융기관들이 아무리 기준금리 낮춰줘도 본인들의 생존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에 빌려주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조달금리보다 조금이라도 높은 안전자산에만 투자하면서 이자차익을 노리는 것에만 집중한다. 돈이 실물경제로까지 가지 못한 채 금융시장 내에서만 돌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파급효과 역시 계속 커지게 되는 것이다

 

 

대형 위기에는 항상 금리가 움직인다. 레버리징(leveraging)과 디레버리징(deleveraging), 그리고 금리의 움직임에서 이 위기가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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